MML 서스테인학 개론

마비노기에서 피아노 페달을 어떻게 밟는지 알아봅시다

1) 서스테인이란 무엇인가?

ADSR 개념잡기 강의에 좀 더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만, 서스테인은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비교적 쉽게 들어볼 수 있는 단어입니다. 특히 피아노 배워보신 분들은 잊을 수가 없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피아노 건반은 한 번 누른 채로 계속 있으면 소리가 길게 지속됩니다. 그리고 건반에서 손가락을 떼면 소리가 멈추지요. 그리고 서스테인 페달을 밟고 있는 동안에는 건반을 눌렀다가 손가락을 떼더라도 계속 소리가 지속됩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음악에서 서스테인이 어떤 효과를 말하는 것인지도 감이 잡히시죠? 연주한 음이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효과입니다. 언제까지 이어지냐구요? 서스테인 옵션이 꺼질 때까지요.

▲ 맨 오른쪽에 있는 것이 서스테인 페달(=댐퍼 페달)이다

2) 서스테인이 필요한 이유는?

근데 서스테인이 왜 필요할까요? 음악을 연주할 때 소리가 매우 풍부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음이 계속 남아있다는 것은, 다시 말해 여러 개의 음이 동시에 들린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악기의 숫자가 적더라도, 설령 피아노 혼자만 연주하더라도 풍성한 느낌의 연주가 가능해집니다. 이는 (리버브나 딜레이와는 다른) 오직 서스테인만이 낼 수 있는 특별한 맛입니다.


그러므로 피아노를 비롯한 건반 악기 연주자들은 서스테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유튜브에서 연주 영상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연주자가 정말 쉴새없이 페달을 밟았다 뗐다 합니다. 서스테인은 아름다운 음악을 위한 중요한 테크닉인 셈이죠.

밑에 있는 Ped 표기에서 페달을 밟고, *표기에서 발을 뗀다
다른 표기 방식도 있고, 아예 악보에 표기를 안 해놨을 수도 있으니 주의 (출처)

3) 서스테인의 기본 규칙

이제 여러분이 피아노를 치는 장면을 상상해봅시다. 서스테인 페달을 꾹 밟고 있는 채로 도-미-솔을 칩니다. 그리고 이어서 레-파-라를 쳐봅시다. 그러면 도~라까지 6개의 음이 모두 뒤섞여서 소리가 난장판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소리가 뒤섞여서 불협화음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코드로 넘어가는 순간에는 서스테인 페달을 아주 짧게 뗐다가 밟아주는 기법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기존에 지속되던 음들이 사라지고, 깔끔하게 다음 화음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되는 거죠. 마비노기 악보로 구현해보자면 아래쪽의 이미지와 같습니다. 


물론 음표를 일일히 다 마우스로 찍는 마비노기 특성상, 위쪽처럼 만들기가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왜 이렇게 만들어지는지를 이유를 알아야 더 정확하게 음악적인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설명을 드린 것입니다.

아래 쪽 이미지를 머릿 속에 기억해두도록 하자
모든 서스테인 작업을 할 때 기본 형태가 된다

4) 마비노기 악기 연주 시스템의 서스테인

원래 미디(MIDI)에는 서스테인 on / off를 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마비노기 MML에는 서스테인 관련 명령어가 없습니다.

그래서 관객의 귀를 속이기 위해 개발된 온갖 편법, 눈물젖은 기법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 모든 음을 길게 연주하기

페달을 떼는 곳까지 모든 음표를 하나하나 길게 늘여서 맞춰주는 방법입니다. 


음표로 햄버거, 혹은 샌드위치를 만든다고 상상해보세요. 맨 아래 빵이 있고, 그 위에 야채를 쌓고, 그 위에 고기 패티를 쌓고... 이런 식이죠.


서스테인의 정의에 가장 부합하는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단점도 큽니다. 한 개의 악기가 동시에 낼 수 있는 음이 3개밖에 안 되므로, 조금만 음 갯수가 늘어나도 그에 맞춰 악기를 여러 개 더 사용해야 합니다.

근본력 100% 서스테인 효과, 그것은 사나이의 로망

(2) 중요한 음만 길게 연주하기

루트, 베이스, 5도(5th) 등의 중요한 음만 서스테인 처리를 합니다.

글자 수를 줄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으므로, 평소에 가장 추천됩니다.


우리의 귀는 의외로 잘 속습니다. 그래서 화성학적으로 중요한 음에만 서스테인 처리를 하면 모든 음이 서스테인이 걸린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여러 악기가 함께 연주될수록 이 기술을 편하게 구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샘플 이미지는 맨 밑에 있는 루트 음만 서스테인을 넣은 한 것입니다. 두 번째 샘플 이미지는 루트와 5도를 함께 적용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일반적으로 보기 쉬운 모양에서 스탠다드하게 적용한 것입니다. 악보나 상황에 따라서는 다른 높이의 음을 서스테인 처리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것은 본인의 판단과 귀를 믿고 결정합시다.

▲ 루트만 서스테인 처리한 경우

▲ 루트와 5도를 서스테인 처리한 경우
마디의 끝부분에도 살짝 적용되어 있다

(3) 번갈아가면서 길게 연주하기

파트 순서대로 한 개의 음을 차례대로 연주하도록 만듭니다.


아주 짧고 빠르게 이어지는 아르페지오의 경우에 간혹 사용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1)의 방법은 너무 많은 악기를 필요로 하고, (2)의 방법은 다소 어색하게 들리기때문입니다.

다만, 이 방법은 구현하는 방법이 너무 어렵고 나중에 수정하기도 복잡합니다. 특정 상황에서 꼭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만 사용합시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자면 서스테인이라기보다는 '레가토'에 가까운 주법입니다. 페달을 밟고 떼는 것과 관계없이 음이 좀 더 일찍 끝나버리기 때문이죠. 근본력 하락!

▲ 보기만 해도 벌써 머리가 아파진다

(4) 릴리즈가 긴 악기를 섞기

릴리즈가 긴 악기를 추가해서 같이 칩니다.


리라, 하프 등 짧게 쳐도 릴리즈가 오랫동안 남는 악기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악기와 릴리즈가 짧은 악기를 똑같은 음정으로 동시에 쳐주면 두 소리가 섞여서 서스테인과 유사한 현상을 만들어냅니다.


그냥 악기 하나 추가해서 복사-붙여넣기만 하면 되므로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그러나 두 악기의 소리가 뒤섞여 제 3의 소리로 들리기 때문에, 음악이 그렇게 들려도 괜찮을지 따로 고려를 해야 합니다.

▲ 똑같은 음 높이의 악기를 같이 치면 소리가 하나인 것처럼 섞여 들린다
단, 하프나 리라는 일반 악기보다 한 옥타브 아래를 쳐야 음 높이가 같아지므로 이 점을 유의하도록 하자

~ 더 알아두면 좋은 내용 ~


서스테인은 시작할 때부터 미리 만들지 마시고, 가급적 마지막 단계에서 작업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음표들이 엄청나게 꼬이기 때문에, 나중에는 작은 것 하나를 수정하거나 다듬을 때 엄청난 수고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예쁜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테크닉을 혼합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샘플 악보의 맨 마지막에 있는 실전 용례(Useage) 부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